10년도 더 지난 일입니다만, 홍콩에 놀러 갔다가 너무 습한 날씨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에어컨이 있는 곳에 있다가 없는 곳으로 갔을 때 턱 하고 숨이 막혔던.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의 여름이 점점 더워지고, 습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등줄기를 타고 땀이 많이 나는 편인데, 작년 여름만 돌이켜보아도, 외출했다가 바로 샤워를 해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름이 되면, 겨드랑이나 얼굴 등에 많이 나는 땀 때문에 고민이 있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여름철 땀과 땀 억제제들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1. 땀, 왜 날까?
땀은 체온 조절을 위해 땀샘에서 분비되는 액체로, 땀이 나는 것은 원래 정상적인 신체 반응입니다. 우리 몸의 땀샘에는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이 있는데, 보통 땀은 에크린샘에서 나는 땀을 의미합니다. 에크린샘은 전신의 피부에 존재하고, 에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99%가 물이고, 나머지 1%는 나트륨, 염소, 칼륨, 질소 함유물, 전산, 요소 등입니다. 땀의 구성성분의 농도는 체내 수분의 양과 땀의 양에 따라서 다를 수 있습니다. 반면,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 밑, 젖꼭지, 배꼽, 외음부, 항문 주위 등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단백질, 지방과 같은 유기물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피부 내 세균총에 의해 분해되면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체온이 올라가면, 체온 조절 중추인 시상하부를 통해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땀이 분비됩니다. 분비된 땀이 증발하면서, 피부 표면이 차가워지면, 체온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긴장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되면, 마찬가지로 교감신경이 흥분되면서, 땀이 나게 되지요.
그런데, 손, 발, 얼굴, 겨드랑이 등 보이는 곳에 땀이 많이 나거나, 땀으로 인해 냄새가 많이 나는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겠지요. 그럴 땐, 땀을 좀 덜 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게 됩니다.
2.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땀 억제제
약국에서 취급하고 있는 땀 억제제로 노스엣, 드리클로, 노스엣센스, 스웨트롤 등이 있습니다. 노스엣과 드리클로의 성분은 염화알루미늄입니다. 땀이 많은 부위에 직접 적용하는 약인데, 땀샘을 막아서, 땀 분비를 억제합니다. 자기 전에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바르고, 다음날 아침 씻어냅니다. 처음에는 매일 사용하지만, 점차 횟수를 줄여서, 1주일에 1~2회를 사용하도록 합니다.
노스엣센스는 노스엣, 드리클로보다 농도가 낮아서, 자극이 덜한 편이어서, 피부가 민감하신 분들이 사용하기에 좋습니다. 다만, 농도가 낮아서, 효과가 좀 약하다는 반응이 있기도 합니다.
스웨트롤은 안면 다한증으로 허가를 받은 약으로, 얼굴에 땀이 많이 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웨트롤의 성분은 글로코피롤레이트인데, 땀 분비를 유발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하여, 땀 분비를 억제합니다. 1일 1회를 사용하는데, 눈, 코, 입, 점막 부위는 제외하고, 얼굴 전체에 가볍게 5회 정도 문질러줍니다. 그 후, 충분히 건조하고, 4시간 이내에 씻어내지 않도록 합니다. 효과 지속 시간은 1일-3,4일까지입니다.
데오도란트는 땀 억제제와는 다르게 냄새를 가려주는 화장품입니다. 땀샘에서 나는 땀의 세균 번식을 막아서 땀냄새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므로, 땀의 억제보다는 땀냄새 제거하고 보시면 됩니다.
3. 땀이 덜 나게 하기 위한 생활요법
체온이 상승하면, 체온 조절을 위해서, 땀이 많이 나게 된다고 했는데요. 날씨 등의 영향이 아니라, 내부에서 열이 많이 날 때에도 땀이 많이 날 수 있습니다. 날씨 같은 자연 현상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지만, 신체 내부에서의 열은 우리가 조금 조절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체내의 효소가 그 음식을 태워서 소화를 시키고, 남은 찌꺼기를 배설시킵니다. 그런데, 패스트푸드나 열이 많은 음식을 먹게 되면, 소화가 원활히 되지 않고, 오래 걸리는 등 대사의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대사의 효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의 순환도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인체의 말초인 손과 발 등에는 더욱 순환이 되지 않아, 열이 배출되지 못하게 되고, 그 열을 배출하기 위해, 땀이 더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화가 오래 걸리거나, 순환을 방해할 수 있는 정제된 탄수화물 음식, 패스트푸드 등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인체의 대사 효율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질 좋은 수면은 충분히 취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올해는 좀 덜 덥고, 모기가 덜 날아다니는 여름을 보낼 수 있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